출처 : http://jbpress.ismedia.jp/articles/-/27869
저자 : 후쿠야마 타카시[福山 隆]
 

1.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논문

뉴스뱅크F 서비스가 종료되었습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Foreign Policy”지(10월 11일호)에 ‘앞으로 세계 정치는 아시아에서 결정된다. 아프가니스탄, 이라크에서가 아니다. 미국은 앞으로도 계속 사태 해결의 중심에 있을 것이다.”를 제목으로 하는 장대한 논문을 발표하였다.

약간 필자의 사견을 더해서 요약하자면, 논지는 다음과 같다.

(1). 미국은 경제력 쇠퇴로 인하여 계속해서 ‘세계의 경찰관’을 완수하기에 충분한 전력을 유지할 수 없다.

따라서 앞으로는 중점지역을 정하여 일부에서는 과감히 철퇴하고, 특정지역에 전력을 집중시켜 배치할 필요가 잇다.

(2). 그렇다면 중점적으로 미국을 배치할 곳은 어디가 될까? 그것은 중국이 대두하고 미국의 경제적 이익도 큰 아시아-태평양 외에는 없다.

(3) 냉전 후 아시아에 있어서의 중점배치는 일본과 한국(합계 5만 명 이상의 미군을 배치)이었지만, 이를 재검토한다(일본의 전략적 기대치가 저하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4) 새로운 배치의 방향성은 다음과 같다.

  • 미군배치를 지리적으로 좀 더 널리(distributed), 그리고 항감성(抗堪性[각주:1])이 있으며, 정치적으로도 문제될 것이 적은(sustainable) 곳으로 한다.
  • 특히 남아시아, 인도양에서의 미군의 존재감을 강화한다. 오스트레일리아는 남아시아, 인도양을 컨트롤하기에 전략적으로 중요국가.
  • 근래에는 태평양과 인도양이 군사적으로도 하나의 연결성을 지니게 되었다. 싱가포르는 두 바다를 잇는 조임목(choke point)이기에 전략적으로 중요. 싱가포르에는 이미 연안방위용 함정을 배치했으며, 앞으로 공동작전도 검토한다.
  • 이와 같은 전략 상의 필요에 미군의 배치, 행동을 어떻게 맞추어 갈 수 있을 것인가? 현재의 배치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어쨌든 미군의 존재감을 더 널리 분포시킬 필요가 있으며, 그를 위해 동맹국, 파트너 국가를 늘려간다.

 

2. 종래 미군 배치의 개요.

냉전 동안 미군은 소련을 봉쇄하기 위한 체제 – 전방전개 전략(前方展開戰略) – 에 기준을 두고 배치되어 왔다. 따라서 1991년 소련 붕괴 후 미국은 세계전략의 재검토를 해야만 했다.

미군의 전개상태의 재검토를 의미하는 GPR(Global Posture Review)은 해외주둔 미군의 체제를 근본에서부터 재검토한 것으로, QDR2001(2001년에 공표. 4년마다 국방정책을 재검토)에서 선언된 후 2003년 11월부터 정식으로 개시되었다.

그 기준구상은 다음과 같은 것이다.

(1) 공산권 국가를 봉쇄하기 위해 그 주변에 배치했던 미군병력은 구시대 방식.
(2) 사단(약 2만 명)이 아닌 여단(약 4000명)을 전투단위로 하며 소형경량의 부대를 급속히 전개할 수 있게 한다.
(3)  IT를 전면적으로 활용하여 정보수집과 명중 정밀도를 비약적으로 향상시키고 헤비 웨폰을 줄인다.
(4) 테러 활동과 대량파괴병기의 확산은 미국에 대한 위협이기에, 그에 대한 대응에 역점을 둔다.

이 기본구상은 소련 붕괴 후의 미국이 상대적으로 돌출된 군사력을 보유하여, 세계의 경찰관으로 전세계에 관여한다 – 는 전제가 되었다.

참고로 이 일환으로 일본에서도, (1) 오키나와[沖縄]의 제3해병 원정군사령부, 제3해병사단 등 8000명을 괌으로 이전, (2)주한미군인 제8군사령부를 폐지하는 대신에 소형(약 300명)의 제1군단사령부를 미 워싱턴에서 카나가와 현[神奈川県]의 자마[座間]로 이전 – 이 발표되었다.

3. 미국과 미군에 있어 새로운 정세의 출현

그러나 QDR2001이 책정될 시기에 비하여, 미국과 미군의 전략환경은 다음과 같이 커다란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1) 일본의 몰락

일본이 경제적으로 몰락하고 있다. 이번 동일본대지진은 일본의 몰락을 가속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또한 정치적으로는 민주당정권이 출현하여, 지금까지의 자민당 만큼 미국의 뜻대로는 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은 일본을 「태평양의 요석(Key Stone of the Pacific)」이라는 위치에 놓고 중요시해 왔지만, 앞으로 일본을 미국전략에 활용할 계산을 세우기 어려워지고 있다.

(2) 중국의 대두와 군사적 위협의 현저화

당초 미국의 對중국정책은 ‘헷지(hedge)’와 ‘인게이지먼트(engagement)[각주:2]’ 정책에 양다리를 걸친 것이었다.

‘헷지’라는 것은 종래, 중국이 미국의 패권에 도전할 때에는 언제라도 중국을 군사력으로 제압 혹은 봉쇄할 수 있는 체제 작성을 지칭한다.

‘인게이지먼트’정책이란 공산당 독재국가인 중국을 미국과 같은 스탠다드로 서서히 바꾸기 위해 중국과 관련성을 갖는 것으로, 경제, 사회, 인권기준 등을 미국 수준으로 맞추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미국은 중국이 항공모함 건조를 강행하고, 미국 항공모함 투입을 저지하기 위해 대함탄도 미사일 개발을 서두르는 등 현저히 군비확장에 우려를 표하며 ‘헷지’정책으로 기울어지고 있다.

(3) 미국의 쇠퇴

원인이 어찌되었건 미국의 경제는 ‘세계의 경찰관’이라는 역할을 맡을 정도의 여력을 잃어가고 있다. 앞으로 10년간 국방예산을 최대 6000억 달러 삭감할 예정으로 육군, 해병대 최대 약 20만 명, 해군함정 최대 60척, 공군 전투기 최대 486대를 없애려 한다는 보도도 있다.

(4) 이라크-아프가니스탄에서의 철군

10월 21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라크 주둔 미군부대를 연말까지 전면철퇴 시킨다고 발표하였다. 또한 6월에는 약 10만 명의 규모인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을 7월부터 부분 철퇴하여 2012년 여름까지 약 3만3000명을 철수시키려는 계획을 발표했다.

아프가니스탄 주둔 비용은 지금까지 4400억 달러에 달하여 미국 재정에 무거운 부담이 되어 있으며, 남은 부대도 조기철퇴를 할 수 밖에 없을 거라 여겨진다.

이라크-아프가니스탄 부대의 철퇴는 이어지는 미국의 세계전략책정을 서두르게 만드는 스위치가 될 것이다.
 

4. 새로운 미군전략의 골격과 특징.

(1) 미국의 기본 스탠스 – 팍스 아메리카나에 대한 미련

미국이 초대국의 지위에서 내려오는 것을 납득할까? 펜타곤이나 국무성 등의 전략책정 담당자들은 신전략을 검토함에 앞서, 현실적으로 이제 미국이 팍스 아메리카나를 유지할 수 없음을 알면서도 여전히 과거의 영광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종래의 수법처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 일본의 지원을 받으며 팍스 아메리카나를 유지하는 것에 노력하겠지만, 얼마 안가 단념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미국의 신전략을 책정하기 위해서, 자국의 현재 상황 – 초대국인지, 대국 중 하나의 나라에 지나지 않는지 – 를 객관적으로 평가, 인식하는 것이 ‘앞으로 나가야 할 전략’을 정하는 중요한 요소이니까.

말을 바꾸자면, (1) 지금과 같이 세계 패권의 유지를 목표로 한다. (2) 세계 패권의 유지를 단념하고 아시아 패권의 유지만을 최우선적 목표로 삼을 것인지 - 라는 것이다.

2014년에 발표될 예정인 다음 QDR에서 미국이 자국의 입장을 어떻게 인식하여 기술할지 주목된다.

(2) 미국의 이용해야 할 중국의 아킬레스건

중국은 자원을 해외에서 찾을 수 밖에 없다. 더구나 히말라야, 신장위구르 자치구나 몽골을 경유하여 내륙정면에서 물자를 반출, 반입하는 양이 한정적이기에, 역시 주요한 무역은 해양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해양 상의 중국 생명선(sea-lane)은 세 곳 있다.

제1의 루트는 믈라카 해협에서 인도양 경유로 중근동-아프리카에 이르는 것.

제2의 루트는 파푸아뉴기니 주변을 통과하여 오스트레일리아나 남미에 이르는 것. 참고로 이 루트는 대동아전쟁 때 일본(제국육해군)이 미국과 오스트레일리아를 분단시키기 위해 실시한 ‘SF작전’의 방향과 같다.

‘SF작전’은 피지, 사모아 및 누벨칼레도니를 점령함에 따라, 남방전선에서 오스트레일리아의 위협을 배제함과 동시에 미국(하와이 제도)과 오스트레일리아 사이의 시레인을 분단시킴으로 오스트레일리아를 고립시켜, 오스트레일리아를 영연방에서 탈락시키는 것을 노린 작전이었다.

제3의 루트는 류큐 제도[琉球諸島]에서 북미에 이르는 것.

제1의 루트의 조임목(choke point)은 믈라카 해협. 제2의 루트의 조임목은 파푸아뉴기니-마셜 제도-솔로몬 제도 등의 주변해역. 제3의 루트의 조임목은 오키나와[沖縄]-미야코 섬[宮古島]이 아닐까?

출처: http://en.wikipedia.org/wiki/File:Ryukyu_map.jpg

미국은 중국과의 유사시에 상기의 초크포인트를 점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할 것이라 여겨진다.

(3) 새로운 배치를 하기 위한 고려요건

중국은 ‘Anti-Access(접근저지) / Area-Denial(영역거부) :A2AD’라는 해양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이 전략은 멀리에서 오는 적을 방위선 안에 침입시키지 못하게 하고(접급저지), 방위선을 돌파 당하여도 그 안쪽에서 적에게 자유로운 행동을 허용하지 않는(영역거부)라는 콘셉트이다.

추가하자면 중국은 이 방위선내에 존재하는 기존 미군기지에 대해서, 미국의 전투기가 기지에서 이륙하기 전에 탄도 미사일로 적 기지(일본 주둔 미군기지)의 활주로 등을 선제 공격하는 군사독트린을 새로 세웠다고도 보도되었다.(6월20일자 요미우리 신문).

이러한 상황에서 미군이 각 전투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하의 요소가 중요해 진다.

(i) 중국과의 거리를 종래 이상으로 떨어져 탄도 미사일의 사정 밖(약 1850km라 추정)으로 나오는 것이 바람직하며, 미사일의 기습공격에 대처(미사일 요격 미사일 등)할 수 있도록 한다.

(ii) 광역으로 분산할 것.

(iii) 미사일에서 피해를 국한시키기 위해 항감성(抗堪性) 강화나 활주로의 피해복구 능력을 강화

(4) 중시지역

상기 (2)의 분석과 같이 앞으로 미국은 오스트레일리아와 태평양 제도(파푸아뉴기니, 마셜 제도, 솔로몬 제도 등)을 종래 이상으로 중시하여 군사적 배치를 강화할 것이다.

특히 오스트레일리아는 상기의 3루트를 전부 장악(대처)할 수 있는 위치이며, 앞으로 오스트레일리아의 전략적 가치는 미국에게 있어 굉장히 중요한 것이 될 것이다.

(5) 이중포위망의 형성

중국은 태평양 정면으로의 진출목표선으로서, 제1열도선(列島線=큐우슈우[九州]를 기점으로 오키나와, 대만(台湾), 필리핀, 보르네오 섬에 이르는 라인) 및 제2열도선(이즈 제도[伊豆諸島]를 기점으로 오가사와라 제도[小笠原諸島], 괌-사이판, 파푸아뉴기니에 이르는 라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은 앞으로 이에 대항하여, 종래의 일본-한국-대만-필리핀의 라인에 더해, 괌-마셜제도-솔로몬제도-오스트레일리아를 잇는 또 하나의 방위라인을 만들어, 중국을 이중으로 봉쇄하는 새로운 배치(new transformation)를 구성할 것이라 예상된다.

장래 미국이 전력 삭감을 큰 폭으로 하고, 중국의 상대적 전력이 제1열도선 부근에서 열세가 된 것을 인정할 경우, 제1열도선의 방위를 폐기하고, 괌-마셜제도-솔로몬제도-오스트레일리아를 잇는 또 하나의 방위라인까지 후퇴할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

이는 일본이 미국의 방위선에서 버림받는 것을 의미한다.

(6) 군사 인프라 건설을 위한 재정 조치

앞으로는 오키나와의 제3해병 원정군사령부, 제3해병사단 등 8000명을 괌으로 이전할 때처럼 일본이 재정부담을 해주는 듯한 ‘좋은 이야기’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미군의 새로운 전개기지는 관계국에 있는 기존 군사기지 외에 민간시설(공항, 항구)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침이 될 것이다.
 

5. 결언 – 일본에 미치는 영향

지금까지 일본은 미국에게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한 전략기반이었다. 그 이유는 (1) (냉전시대) 소련 극동군을 봉쇄하기 위한 거점. (2) 인도양이나 중동까지도 전개하는 미군에게 기지 기능의 제공. (3)재정적인 지원 등

그러나 근래 경제적으로 피폐해지고 있는 일본은 장래 재정적인 면에서 그다지 큰 공헌을 하기에는 기대할 수 없게 되고 있다. 미국은 일본을 더 이상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생각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중국과의 거리가 너무 가까워, 일본에 주둔하는 미군기지는 서서히 중국의 탄도미사일 등의 위협에 노출되게 될 것이다. 더욱이 자민당 정권에 비하여 민주당 정권은 컨트롤하기 어렵다.

가까운 장래 미국은 일본의 전략적 가치를 지금처럼 ‘요석’이라고 여기지 않게 될 것이다. 그 결과로 다음과 같은 시나리오를 생각할 수 있다.

제1시나리오 : 미국은 미일안보를 유지하기는 하겠지만 그 신뢰성은 속 빈 강정이 될 것이다.
제2시나리오 : 미국은 일방적으로 미일안보를 폐기한다.
제3시나리오 : 미국은 미일안보조약을 쌍무조약으로 개정할 것을 강요할 것이다.

2차대전 이후 60년 이상에 걸쳐 일본의 평화와 번영의 기반이 되어 온 미일안보체제가  현재 중대한 기로의 앞에 놓여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일본은 전후 체제의 코페르니쿠스 적인 전환의 시기를 맞이할 지도 모른다.

또한 일본정부에게 있어 긴요한 과제인 해병대를 후텐마[普天間]에서 괌으로 옮기는 계획에 대해서 미국정부는 상기와 같은 의도에서 백지로 돌려, 새로운 재배치의 전체 계획을 책정한 후에 일본주둔미군의 재배치를 새로이 정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10월25일. 노다 요시히코[野田 佳彦] 총리와 회담한 레온. E. 파네타 국방장관은 지금까지 주장해온 것처럼 헤노코[辺野古]로의 이설을 주장했다. 이는 “어차피 이설의 가능성이 낮으니, 일본정부에 은혜를 만들어 둘 심산”이라 보아야 할 지도 모른다.

반세기 이상 이어온 전후체제를 어떻게 바꾸면 좋은 것일까? 일본국민은 안전보장과 번영의 길 – 생존의 길 – 에 대하여 진지한 토론을 나누지 않으면 안 될 중대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1. 군사기지나 레이더 기지에 적의 공격을 받더라도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 [본문으로]
  2. 적과의 대화. NYT선정 2009년도 오바마 정부 올해의 단어...라고 함. [본문으로]

출처 : http://jbpress.ismedia.jp/articles/-/27679
저자 : 코모리 요시히사[古森 義久]

미국의 오바마 정권이 안전보장적인 면에서 ‘아시아를 가장 중요시’한다는 것을 명확히 말하기 시작했다. 아시아-태평양을 다시 중요시하는 것이라고도 한다.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에 중점을 두었던 미군의 전력을 동아시아로 돌릴 방침이라고 한다.

중국군의 확장을 주시하며 억지력을 증강시키는 전략이 최대의 주안점이라 여겨진다. 이 변화자체는 일본에게 있어서 환영할만한 움직임이지만, 현실적으로 미군 전력의 아시아 시프트가 발표한대로 실제적인 효과를 수반하며 진행될지의 여부에는 몇 가지 심각한 문제점이 여전히 남아있다.


미군은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에서 아시아, 태평양으로 시프트.

미군의 아시아 시프트는 오바마 정권의 중추에 있는 두 명에 의해 거의 동시에 밝혀졌다. 레온 파네타(Leon Panetta) 국방장관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다.

힐러리 클린턴

레온 파네타

아시아를 순방중인 파네타 장관은 10월 24일 일본 체재 중에도, “미국은 아시아-태평양에서 군사 존재감을 강화할 것이다”고 천명하였다. 미군의 이라크 주둔은 올해가 마지막이며 아프가니스탄에서도 미군 규모가 착실히 축소됨에 따라, 미군의 세계적 전략이 ‘전환점’을 맞이하였고, 그 전환의 중점은 아시아로의 전환이라고 한다.

클린턴 장관도 최근 발표한 유력 외교잡지에 송고한 정책논문 “미국의 태평양 시대”에서, “지금까지 미국이 10년 동안 해 온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군사노력은 그 중점을 옮겨, 앞으로 적어도 10년간은 아시아-태평양으로 시프트해야 한다”고 명언했다.

아시아 시프트를 하는 최대의 이유는 아무리 생각해도 중국 때문이다. 

클린턴장관은 시프트해야 하는 원인에 대해 논문에서는 외교나 경제 그리고 전략적인 면에서 아시아-태평양으로의 포괄적인 관여가 필요해졌다고 주장하면서도 특히 중국에 관해 가장 많이 언급하였다. 더구나 ‘중국 군사력의 근대화와 확대’나 ‘중국의 군사적 의도의 불투명성’이라는 단어를 전면에 내세웠다.

그리고 對중국 관여의 중요성을 설파하면서도, ‘공해에서 항행의 자유’를 재삼 강조하여, 중국의 남지나해 등에서의 방약무인한 행동에 경고를 보냈다.

파네타 장관도 미국이 앞으로 아시아-태평양 전략을 중요시하는 배경으로, “중국은 군사력의 근대화를 급속히 추진하고 있으며 더구나 투명성이 결여되어 있다. 거기에 동지나해나 남지나해에서 위협적인 행동을 취하고 있다”며 구체적으로 말하였다.


일본에 있어서는 환영할만한 ‘아시아로 돌아오는 미국’

그렇다면 미군은 새로운 아시아 시프트 전략으로 어떠한 조치를 구체적으로 취할까? 파네타, 클린턴 양 장관의 발표나 발언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것을 추측할 수 있다.

  • 미국은 일본과 한국이라는 오랜 동맹과의 유대를 강화한다.
  • 미군은 오스트레일리아의 주둔규모를 확대하고 합동연습을 늘린다.
  • 미군은 싱가포르에 연안경비함대를 배치하고, 태평양에서 인도양에 걸쳐 경비활동을 강화한다.
  • 미군은 필리핀에 함정의 기항을 늘리고, 해당지역 테러대책부대의 훈련에 임한다.
  • 미군은 중단되어있던 인도네시아 군의 훈련을 재개한다.
  • 미국은 인도나 베트남과의 방위교류를 진행시킨다.
클린턴 국무장관은 미국의 이러한 움직임을 ‘세계의 새로운 현실에 대한 대응’이라고 표현했다. 일본 등 아시아의 여러 나라들에 있어서는 ‘아시아로 돌아오는 미국’은 환영할만하다. 중국이 군사확장을 거듭하며 국제합의를 무시하는 행동이 현저해진 지금, 초강대국 미국의 군사강화는 아시아에서의 억제력이 되어 안정을 증가시킬 움직임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그리 안심하고만 있을 수 없다. 미국의 아시아 복귀가 정말로 중국의 확장에 대해 억지력이나 안정에 실제적인 효과를 볼 수 있을까?

우선 상기의 ‘강화책’을 보아도, 구체적인 개개의 조치는 어느 것이건 규모가 작고 사소한 방위책이다. 일본이나 한국과의 동맹 강화나 심화라고 하여도 구체적인 조치가 없다.

무엇보다 미국의 아시아에서의 방위전략 자체가 현재 몇 가지 장해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그런 종류의 장해는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중시전략’ 전체에 커다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 그림자는 아시아 측에 있어서는 심각한 걱정거리이다.
 

미국의 재정위기가 국방비에 직격

그렇다면 어떤 장해가 있는 것인가?

첫 번째로는 미국의 재정위기이다. 미국정부는 현재 미증유의 재정적자에 신음하고 있어 정부 지출의 대폭삭감을 강요 받기에 이르렀다.

의회의 초당파 특별위원회가 11월 하순까지 지출삭감의 합의를 보지 못했을 경우, 국방비는 자동적으로 ‘앞으로 10년간 최소 5000억 달러’라는 대규모 삭감이 기다리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미국 국방부는 자주적으로 현재 연간 6000억 달러 수준의 국방비를 2017년까지 누계로 합계 4500억 달러 분을 줄이기로 하였다.

국방비의 대폭 삭감에서 우선 가장 많이 삭감되는 것은 지상에서 활동하는 육군부대나 해병대의 예산이라고 한다. 아시아에 주둔 중인 미군은 육군이나 해병대의 비중이 크다. 때문에 국방장관이 아무리 아시아 주둔미군의 증강을 원하더라도, 예산조치라는 차원에서의 부대축소가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국무, 국방 양 장관이 아무리 ‘아시아-태평양에서의 군사관여 증대’를 외쳐도, 그대로 실현될 수 없는 가능성도 높은 것이다.


중국에 대해서 ‘저자세’인 오바마 정권

두 번째 장해는 오바마 정권 자체의 자세이다.

오바마 정권은 대만이 그리도 바래왔던 전투기 F16 C/D형의 판매를 결국 거부했다. 대만이 이미 보유하고 있는 구식 F16 A/B형을 부품 교환 등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길을 택한 것이다.

Taiwan F-16 Debate
Taiwan F-16 Debate by Al Jazeera English 저작자 표시변경 금지

대만으로의 무기판매는 미국의 국내법인 ‘대만 관계법’에 근거하여 대만의 방위강화를 위해 실행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다. 하지만 오바마 정권은 대만이 원하는 신예전투기를 팔지 않았다. 명백히 중국에 대한 배려이다.

원래 대결을 싫어하고, 군사를 경시하는 경향이 강한 오바마 정권이 이렇게 중국의 기세에 눌려 계속 후퇴를 할 가능성은, 유력 안보연구기관인 ‘신 아메리카 세기 연구소’의 예측에서도 지적되었다. 동아시아에서는 중국이 경제나 정치 그리고 군사에서도 힘을 늘림에 따라 미중관계에 파워 시프트가 일어나며, 오바마 정권의 온건한 ‘관여 정책’이 그 시프트를 가속시킬 지도 모른다 – 는 것이었다.

즉, 오바마 정권은 의회나 공화당에 의해 추진되어 온 아시아에서의 군사태세 강화를 말로야 천명하겠지만, 중국에 대해 단호한 억제 조치를 취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측을 쉽게 할 수 있다.


일본의 협력체제가 불가피하지만…

세 번째는 미일동맹의 약체화이다.

일본의 역대 민주당 정권은 미일동맹의 ‘강화’를 외치면서도 후텐마 기지[普天間基地] 문제의 정체 등, 실제로는 오히려 미일동맹의 후퇴나 약체화를 일으켜왔다. 미국측에서도 주일미군이 맡아야 할 전략적 역할의 중요성은 지금도 충분히 인식하면서도, 현실적인 측면에서 일본에 대한 의존도는 낮은 편이다.

이 경향과 반비례하듯이 미국은 한국과의 동맹을 강화해왔다. 때문에 ‘동아시아에서 미국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맹방은 이젠 일본이 아닌 한국이다’(헤리티지 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연구원)이라는 시각까지 퍼졌다.

그렇다고는 해도 중국의 미사일이나 대만 공략 능력의 증강 등에 대비하여, 미국이 억지력을 강하하기 위해 우선 아시아에서 협력을 얻어야만 하는 동맹 파트너는 여전히 일본이다.

그 일본이 미군기지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방위비 삭감으로 인해 미국과의 동맹 유지에 반드시 필요한 분담까지 줄이면, 미군의 아시아 전략 전체가 기대한 만큼의 효과를 볼 수 없게 된다.

지금까지 일본이 해 온 인도양에서 미군의 대테러 전쟁수행을 위한 연료보급활동을 일본 민주당 정권이 탄생하면서 그만 둔 것에 대한 낙담과 실망은 미국에 여전히 남아있다.

적어도 세 가지 이러한 걱정거리가 미군의 아시아 신전략 행방에 커다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