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35년 12월 초순.

마츠다이라 키요야스[松平 清康]

마츠다이라 키요야스[松平 清康]

 13살에 가독을 이은 뒤 파죽지세로 마츠다이라 종가[松平 宗家]의 세력을 넓히고, 종가에 개기던 서가(庶家)를 가신단으로 편입시켰으며, 후다이 가신단[譜代家臣団]을 조직화하고, 직할지 농민 지배기구의 정비, 성 밑 마을[城下町]을 만드는 등 착착 센고쿠 다이묘우[戦国大名]의 길을 걷던 미카와[三河]의 마츠다이라 키요야스[松平 清康][각주:1]는 이웃나라 오와리[尾張]의 오다 노부히데[織田 信秀][각주:2]를 공격하기 위해 오와리의 모리야마[守山/森山][각주:3]란 곳으로 진출하였습니다.

 분열된 마츠다이라 종가와 서가와의 사이를 이간질해 미카와에 진출하려는 오다 가문[織田家]을 정벌하기 위해서 였습죠. 그렇습니다. 마츠다이라 가문은 종가와 서가간에 싸움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어련하면 ‘열 여덟 마츠다이라[十八松平]’라고 할 정도로 많은 그리고 독립적인 서가가 있었으며 그런 서가 중 실력자로 나이젠 노부사다(wike_jp)[松平 内膳 信定]가 있었습니다. 족보 상으로는 키요야스 아비의 동생 즉 키요야스에게는 작은 아버지가 됩죠.

 노부사다는 실력도 실력이지만 인척들을 구성하는 외교에도 뛰어나, 자신의 부인은 오다 노부히데의 여동생이었으며, 노부사다의 딸들은 오와리 모리야마 성[守山城]의 성주인 오다 노부미츠[織田 信光]의 부인을 시작으로 카리야[刈谷]의 미즈노[水野], 마츠다이라 서가인 오오규우[大給], 나가사와[長沢] 가문에도 시집을 보내어 거대세력을 쌓고 있었습니다. 그런 노부사다에게 종가라고는 하나 날뛰는 25살의 애송이 조카 녀석이 꼴보기 싫었습니다.

 그렇기에 이 오와리 원정에는 따라가지 않았습니다. 병에 걸려서 못 나갑니다~ 하고 꾀병을 부렸습죠. 키요야스가 이끄는 미카와 군세가 이겨보았자 그 공은 전부 키요야스가 차지하게 되고 또한 그렇게 키요야스는 더 커질테니까요. 그래서 원정 참가를 하지 않는 대신 방해를 합니다. 내부의 적은 항상 있는 법입죠.

 키요야스를 지탱하는 유력한 가로 중에 아베 오오쿠라[阿部 大蔵][각주:4]라는 인물이 있었습니다. 뛰어난 내정 수완을 보이고 있었다고 합니다. 키요야스가 저렇게 매년 전쟁을 하는 것도 다 자기가 후방에서 지원을 잘 해주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을 지도 모릅니다.

 어쨌든 노부사다는 저 아베 오오쿠라와 키요야스 사이를 갈라놓기 위해서 여러 소문을 퍼뜨립니다. 아베가 오다 가문과 내통하고 있다건가, 아베가 잘난 척을 많이 한다던가 하는…식이었을 지도 모릅니다. 어쨌든 그런 소문을 퍼뜨렸다고 합니다. 키요야스도 평소부터 아베에게 거리낌이 있었는지 그 소문을 곧바로 믿고 아베 오오쿠라와 자주 다투게 됩니다.

 그런 소문과 키요야스의 행동 때문에 상처 입은 아베 오오쿠라는 모리야마의 본진에서 아들 아베 야시치로우[阿部 弥七郎]에게 말합니다.
 “만약 뜬소문 때문에 내가 죄를 받으면 후대까지 오명을 입게 된다. 나는 결코 그렇지 않다. 내 무죄를 신께 맹세하는 기청문(起請文)을 쓰니 니가 가지고 있으렴”
 아비의 투덜거림과 기청문을 받은 야시치로우는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뜬소문만 믿고 공이 많은 자신의 아비를 핍박하는 주군 키요야스가 너무하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다음 날. 12월 4일.
 키요야스의 본진을 둔 절에서 무슨 일 때문인지는 모르나 말이 놀라 날뛰는 헤프닝이 일어났습니다.
 말이 도망가지 못하게 병사들이 소리질렀습니다.
 “도망 못 가게 해~ 문을 어서 닫아~”

 이 ‘도망 못 가게 해, 문을 닫아’라는 소리를 들었을 때 야시치로우는 하필 아비와 떨어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상황에 있었기에 병사들의 저 외침은 날뛰는 말이 아니라 아비를 지칭한다고 오해하였습니다. 아비를 도망치게 해야 한다는 생각에 그렇게 하기 위해 가장 효과적인 수단을 취했습니다. 아비를 구하러 찾아다니다가 시간낭비를 하느니, 어디에 있는지 뻔한 키요야스를 찾아 죽이는 것입니다. 말잡이 소동을 진압하기 위해 지휘를 하고 있던 키요야스 곁에는 부하들도 말 잡으러 갔기에 혼란스러웠고 사람도 적었습니다. 아무 제지 없이 키요야스의 뒤로 다가간 야시치로우는 칼을 뽑아 “도망치게 하지 마라”고 외치는 키요야스의 등 오른 쪽 어깨에서 왼쪽 옆구리까지 베었습니다. 키요야스는 그 자리에서 사망. 아베 야시치로우도 키요야스의 비명을 듣고 달려온 검의 명수 우에무라 데와노카미[植村 出羽守]에게 죽습니다.

 이로 인해 일시적이나마 토우카이도우[東海道]에서 무명을 떨치던 키요야스가 죽어, 그의 아들이며 이에야스의 아비인 히로타다는 불과 10살의 나이에 가독을 이엇고, 종가를 쓰러뜨리려는 나이젠 노부사다에게 미카와에서 쫓겨나 이세[伊勢], 스루가[駿河]를 전전하게 됩니다.

 이상이 모리야마의 변에 대한 통설입니다.

 ...하지만 말입죠.

미야시타 히데키[宮下 英樹]의 오케하자마 전기 2권. 나카무라 촌[中村村]의 킨스케[均介]

제가 나카무라 촌[中村村]의 킨스케[均介]처럼 현장에 직접 가서 의문을 느끼진 못 했지만, 알려진 통설에는 의문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습죠.

계속~ (두둥~)

  1. 토쿠가와 이에야스[徳川 家康]의 할애비 [본문으로]
  2. 오다 노부나가[織田 信長]의 애비 [본문으로]
  3. 오다 측 기록에선 守山, 토쿠가와 측 기록에선 森山. 둘다 발음은 동일. [본문으로]
  4. 위키에는 아베 사다요시[阿部 定吉]라는 휘(諱)가 있으나, 당시 기록은 그냥 '아베 오오쿠라[阿部 大蔵]라 하였다고 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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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동희 2010.12.13 10: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음글이 기대가 되네요...

  2. Favicon of http://blog.naver.com/dameh BlogIcon Gyuphi IV 2010.12.13 18: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법학도 그렇지만 사실 통설은 별로 재미가 없죠...(아닛!) 아무래도 뭐든 그렇듯 판례에 입각하여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기 보다는 좀 더 신선한 설을 바라는것이 인간의 심리가 아닌 것이려나 하는 생각이 들어오덥니다(ㄷㄷ...)

    • Favicon of http://valhae.kr BlogIcon 渤海之狼 2010.12.16 01: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알고 있다보니까 신선미가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또한 그렇게 이해하기 쉬운 구성이다 보니 기억하기 좋은 것 같기도 하고.

      확실히 역전이 흥미롭고 다이나믹하긴 하지만(역전재판!!) 개인적으로 판결은 보수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3. ckyup 2010.12.13 23: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 이거정말 눈물나게 감사합니다. 단편도 아닌, 미니시리즈로 올려주시다니..., 한 2년 동안 계속 블로그를 방문해온 보람이 있는것 같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이 사건 이후로 아베가문은 멸문을 당했을것 같군요. 다음편 왕 기댐니다.

  4. shiroyume 2010.12.20 10: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그래도 제 블로그에 이름 찍힌거 보고 들어왔더니 활동하고 계시네요 ^^

    그 생각나네요. 노부나가의 야망 창천록에서 기요야스로 플레이하면 도중에 암살당해서 무능력쟁이 히로다다로 플레이해야 되서 뒷골땡기던 기억 -_-

    • Favicon of http://valhae.kr BlogIcon 渤海之狼 2010.12.31 07: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일이 바쁘기도 하고, 집에 가면 역시 잠자기 바뻐서 거의 활동정지 중입죠.

      천도PK-노부나가 탄생 시나리오 편 오다 노부히데[織田信秀]로 플레이하면 모리야마의 변 이벤트 덕분에 오카자키 성[岡崎城]을 공짜로 얻을 수 있다고 하더군요.

  5. Favicon of http://panzerbear.blogspot.com BlogIcon 길 잃은 어린양 2011.02.17 20: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다음주 토요일(26일)에 블로그에 들러주시는 분들께 책도 나눠드리고 간단한 술자리도 마련할 까 하는데 시간이 어찌 되시는지 궁금해서 댓글을 남깁니다.

    작년에는 평일에 바쁘신데도 시간을 내 주셔서 고마웠습니다. 다음주에는 일정이 어찌 되시는지요? 바쁘지 않으시다면 한 번 뵙고 싶습니다.

    • Favicon of http://valhae.kr BlogIcon 渤海之狼 2011.02.18 17: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참석하겠습니다.

      양대인같은 분 만나는 자리를 어찌 마다할 수 있겠사옵니까.
      더구나 이 무명소졸에게 친히 왕림하시어 불러주시는데야 애인과의 약속이 있다해도 취소하고 가야합죠.

  6. Favicon of http://hyunby1986.tistory.com BlogIcon 턴오버 2011.02.22 17: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랜만에 뵙습니다 ^^
    이제 조금 여유가 생겨 놀러왔네요.
    그동안 못 본 글들을 천천히 여유있게 읽어야겠습니다.

    • Favicon of http://valhae.kr BlogIcon 渤海之狼 2011.03.08 09: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여유가 생기신 것 같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저도 요 몇년 간 블로그를 좀 버려둔 것 같아서 이제부터 조금이나마 부지런히 포스팅하려 합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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