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69년. 1월 3일.
토쿠가와 이에야스[徳川 家康]는 이마가와 우지자네[今川 氏真]의 마지막 거점 토오토우미[遠江]의 카게가와 성[掛川城] 공략을 위해 8000의 군사를 이끌고 오카자키 성[岡崎城]을 출발.
이에야스는 토오토우미를 가로질러 가며 호족들의 토지 소유권을 인정. 같은 달 17일 카게가와 성 북쪽에 진을 치고 공성 시작.
18일. 우지자네 부하이며, 노부나가의 미노[美濃] 침공으로 고향에서 쫓겨난 미노 출신 히네노 빗츄우[日根野 備中]의 급습으로 이에야스 측 전선기지 중 하나인 카나마루 요새[金丸山砦] 함락. 이에야스는 지원군으로 이마가와를 배신하고 자신에게 붙은 토오토우미의 호족 오가사와라 우지오키[小笠原 氏興], 본거지 미카와[三河]의 군사들까지 보냈으나 다 패배하고 퇴각함. 이에야스 이에 엄청 분노.
20일. 이마가와 측. 또다시 성밖으로 나와 개김. 오가사와라 요격하러 나섰으나 패퇴. 이에야스 다시 미카와 군세를 파견하여 농성군을 패퇴시켜 성 안으로 몰아넣음.
22일 저녁. 이마가와 측. 토구가와 진영에 야습을 가하나, 토쿠가와 측은 미리 알아채고 매복을 펼쳐 큰 승리를 거둠. 1
23일 새벽. 패퇴하는 이마가와 야습군을 뒤쫓아 토쿠가와 군 성내로 돌격. 혼전.
혼전 속에서 많은 상처를 입고 다 죽어 가던 이토우 부헤에[伊藤 武兵衛] 앞에 무쿠하라 지에몬[椋原 冶右衛門]이라는 이에야스 부하가 다가와 창을 들이대자, 앉아 있던 부헤에는 벌떡 일어나,
“나는 예전 노부나가[信長]님의 흑색 화살막이[黒母衣]였던 사람이다. 이 목은 니가 죽을 때까지 세운 무공 중 가장 큰 공적이 될 것이다. 너는 정말 운이 좋구나. 어서 나를 죽이고 수훈을 세우거라”
라고 외치며 칼을 던져버리고 목을 길게 내밀어 죽음을 맞이하였다.
같은 해 같은 달 6일.
이토오 부헤에가 죽는 순간까지 인정받았다는 것을 자랑스러워했던, 미노[美濃] 기후 성[岐阜城]의 성주 오다 노부나가는 자신이 옹립한 15대 쇼우군[将軍] 아시카가 요시아키[足利 義昭]가 머무는 혼코쿠 사[本圀寺]에 미요시 삼인중[三好三人衆]이 습격했다는 소식을 듣고 가신들에게 동원령을 내리면서 자신은 단기(單騎) 출격하였다.
카게가와 성은 그 후에도 버텨 같은 해 5월 6일 우지자네의 안전을 조건으로 개성. 이마가와 우지자네는 장인 호우죠우 우지야스[北条 氏康]가 있는 사가미[相模]로 향했다.
이에야스의 직속부하[旗本]였던 무쿠하라 지에몬은 후일 토쿠가와 사천왕의 한 명 이이 나오마사[井伊 直政]에게 파견된 가로[御附家老]가 되어 대대로 이이 가문[井伊家]을 섬겼다. 상기의 이야기는 대대로 후손에게 전해진 선조의 무공담이라 한다. 2
이토우 부헤에[伊藤 武兵衛]. ?~1569.
武兵衛는 ‘타케베에’, ‘무헤에’라고도 읽는 듯.
사가미[相模] 출신이라고 한다. 일찍부터 노부나가를 섬기다 그에게 인정받아 엘리트 친위부대인 ‘흑색 화살막이 군단[黒母衣衆]’에 발탁되었으나, 동료를 죽이고 오다 가문[織田家]을 떠나 이마가와 우지자네[今川 氏真]를 섬긴다. 1569년 1월 23일. 카케가와 성[掛川城] 전투에서 토쿠가와의 무쿠하라 지에몬[椋原 冶右衛門]에게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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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알기로는 히네노 빗추가 히네노 히로나리일텐데, 피와 총소리가 지배하던 전국시대에서 보기 드문 승리자라는 생각이 언제나 듭니다(.. )
파견가로는 요리키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는 자리로군요. 새롭게 배우는 건 언제나 즐거운 일인가 봅니다.
답글 늦어 죄송합니다.
그쵸. 전란의 시대에서 그것도 전쟁터를 전전하면서도 오래 살았음 승리자의 칭호가 아깝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파견가로는... 개인적으론 센고쿠[戦国] 시대의 영향이 강하게 남은 - 즉 요리키[与力]와 같은 임무를 가지고 있었다 생각합니다.
히네노빗츄가 우지자네 밑에도 있었었군요
참 대단한 인물입니다... 제 기억에 이 양반 나중에 히데요시밑에서도 일했던거 같은데
누구 말마따나 주군을 자주 바꾸면서 자신의 값어치를 높여간 것 같습니다.
발해지랑님 괜찮으신지요. 한동안 업데이트가 없어서 걱정하고 있습니다.
걱정끼쳐드려서 죄송합니다. 요즘 먹고 사는 일에 정신이 팔려서 블로그도 제대로 운영 못하고 있군요.
찾아주셔서 감사드리며, 걱정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
...덕분에 세상 살맛 나는군요. ^^
감사 또 감사드립니다.
아뇨 뭘 ^^ 발해지랑님의 업데이트를 손꼽아 기다리며 하루에 한 번은 꼭 오기에 적어도 일주일에 한 편은 올리시던 분이 영 안 올리셔서 무슨 일이 있나 싶었을 뿐입니다.
업데이드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ㅠ_ㅠ 언제나 좋은 글 너무나도 감사합니다!
업데이트를 기다리면 매일 찾아 오는 또 한명 입니다
사실 뭐 다들 먹고 살기 바쁘죠
저도 3월부터 4월 중순까지 토,일 휴일 없이 출근해서 일했습니다
짬 나시는 대로 글 좀 올려 주시죠
그나저나 술 도 한 잔 해야 되는데, 홍대 근처에 괜찮은 이자까야를 하나 알아 뒀습니다
어떤 글을 쓰시길래 이렇게 뜸을 들이시는가 싶습니다.
너무 오랫동안 소식이 없으니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곧 좋은 글로 뵐 수 있기를.
업데이트를 기다리는 또 또 한 명 입니다
익스플로러를 열 때마다 한 번 씩 들러봅니다만 이토 부헤에에서 그대로네요
스포츠발해도 세르히오 아게로에서 그대로구요
축구관련 포스팅도 즐겨봤었는데 올 해 들어 많이 바쁘신 듯..
'넌포불'은 아니니 독촉하신다고 느끼시진 말아주세요^^;
건강에 유의하시고 신장공기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