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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6.04 살생관백(殺生関白)-1- (2)

一.


 오와리(尾張), 치타(知多) 반도의 뿌리 부근에 오오타카(大高)라는 적적한 곳이 있다.

 예전엔 나루미 개펄을 끼고 있던 어촌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센고쿠(戰國) 중기 즈음, 오다(織田)가문이 계속해서 이 근방을 간척(干拓)했기 때문에 바닷바람에서 상당히 멀어진 농촌이 되었다. 그러나 그래도 마을에서 높은 곳에 오르면 소나무 가지 사이로 푸른 이세(伊勢)의 바다가 넘실대는 것이 보인다.

 아무 특징 없는 그런 마을이다. 마을의 사당이 이외로 엔기식(延喜式)[각주:1]에 실려 있을 정도로 오랜 사당인 것을 보면 굉장히 옛날부터 마을이 생겼던 것 같다. 사당의 이름을  [히카미아네코(火上姉子)신사(神社)]라고 한다.

 [아네코[각주:2]]

라는 사당의 이름이 나타내고 있듯이 모시는 신은 상고(上古)시대 이 근방에 살고 있던 여인이다.

 미야즈히메(美夜受比賣)라고 한다.

 아주 옛날 이 지역의 추장이었던 이나타네(稲種)라는 사람의 여동생으로, 야마토(大和)에서 동쪽 오랑캐 정벌하러 온 야마토 타케루(日本 武尊와 잠자리를 같이 했다. 여러 밤 같이 보냈을 것이다. 단지 고대 영웅과 그 정도의 연(緣)을 맺었다는 것만으로도 그 여인의 이름은 고사기(古事記[각주:3])에 기록되어 이 지방에서는 숲에 사당을 짓고 옛날부터 마을 사람들이 숭배해 왔다.


 인간이란 단지 하나의 개체로 존재할 때는 단순히 동물과 다르지 않다.

 연(緣)으로 존재한다.

 연(緣)이라는 인간관계 속에 존재하면서 처음으로 인간으로 성립한다고 불가(佛家)는 말한다. 이 미야즈히메(美夜受比賣)의 이야기는 이제부터 말하려는 이야기와 상징적인 관계가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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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센고쿠 시대(戰國 時代).

 이 오오타카 마을에 빼빼마른 농부가 있었다.

 야스케(弥助)가 그의 이름이었으며 손바닥만한 밭과 소작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능력도 없고 용모도 추했다. 마누라를 일찍 여의었기 때문에 새 마누라를 찾고 있었다.

 이런 마을과 마을들 사이에 행상인(行商人)들이 오고 간다. 이런 상인들이 마치 바람이 꽃씨를 옮기는 것과 같이 남자와 여자를 중매한다.

 나카무라(中村) 마을에 - 하고 그런 행상인 중에 하나가 말했다.

 알맞은 여자가 있다. 이혼하고 집으로 돌아왔지만 운 좋게 애도 없지. 어때? 하고 다리를 놓는다는 사람이 있어 혼담이 맺어졌다.

 여자는 ‘오토모’라고 한다. 추녀였다. 야스케는 실망했지만, 이 여자가 후에 즈이류우인 닛슈유(瑞龍院 日秀)라는 일본에서 아주 이름 있는 귀부인이 될 것이라고는, 물론 야스케는 꿈에서도 생각지 못했다.


 이 계층의 사람들에게 결혼식이라는 것은 없다.

 문 앞에 모닥불 좀 피워 밝히고 친척이나 이웃사람들에게 식초 같은 술을 먹이면 그걸로 끝난다.

 초대한 사람들이 돌아간 뒤에 오토모는 마루바닥에 무릎을 가지런히 모으고,

 

 “돌아갈 곳이 없사옵니다. 앞으로도 오랫동안 귀여워 해 주세요.”

 

 하고 겉모습과는 달리 애교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거 괜찮을 지도’

 하고 야스케가 생각한 것은 이 목소리와 순진함 때문이었다.

 그랬다. 오토모에게는 돌아갈 곳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친아비는 자신과 동생을 어머니에게 낳게 한 뒤 죽었다. 어머니는 옆집의 치쿠아미(竹阿弥)라는 남자를 집에 들여 재혼하여 이 치쿠아미의 자식을 이번에 낳았다. 의붓아비인 치쿠아미는 성격이 뭐 같은 남자로, 이 때문에 오토모와 같은 아비의 자식인 동생은 집을 나가버렸다. 자신도 자기가 태어난 집이면서도 친정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고 한다.

 

“나에게는 그것이 오히려 고맙다”


고 야스케는 말했다. 

 언제까지나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누라와 함께 산다는 것은 남편에게도 불행일 것이다. 어서 빨리 뿌리를 내려 이 마을을 자신이 태어난 곳으로 생각하길…….

 

 “뭐든 연(緣)이니까”


 라고 야스케는 말했다.


 “뭐든 연(緣)이니까”


 고 야스케는 말한다.

 그런데 기묘한 연(緣)이 이 세상 한 구석에서 싹트고 있었다. 그것도 야스케 부부가 알지도 못하는 곳에서 싹트고 자라 쭉쭉 커가고 있었다.

 원숭이 - 라는 것이 이 마누라 동생의 어릴 적 이름이다.

 참고로 타이코우수세이키(太閤素生記)라는 책이 있다. 술자는 이나쿠마 스케에몬(稲熊 助右衛門)이란 나카무라 촌의 대관(代官[각주:4]) 의 딸로, 어렸을 때 이 누나하고도 동생하고도 놀았다. 그녀는 늙어서 양자인 츠치야 토모사다(土屋 智貞)에게 자신의 고향에서 나온 희대의 영웅에 대한 이야기를 하여 그것을 기록시켰다. 거기에 말하길 [아명을 원숭이,  고쳐서 토우키치로우(藤吉郞). 후에, 치쿠젠노카미(筑前守[각주:5])] 이것이 오토모의 동생을 기록한 글의 첫머리이다.

 계속해서 이 책은 말한다, [노부나가공에게서 하시바(羽柴)라는 성을 받았다. 그렇기에 하시바 치쿠젠노카미라고 불리운다. 후에 칸파쿠(関白[각주:6])에 임명받아 토요토미(豊臣) 성을 받다. ...(중략)..타이코우(太閤[각주:7])의 누나, 같은 곳(오와리 나카무라)에 태어나다. 즈이류우인(瑞龍院)이라 불리다. 위 두 사람은 같은 배에서 태어나다].


 이 처남 히데요시의 영달이 오오타카 마을의 야스케에게 생각지도 못했던 운명을 걷게 하였다.

 야스케는 이름까지 바뀌어졌다. 그 이름이라는 것도,

 미요시 무사시노카미 카즈미치(三好 武蔵守 一路)[각주:8]

 이다. 자신의 신분의 변화에 놀랄 틈도 없이,

 

 “매형 다이묘우(大名)가 되세요.”

 

 하고 처남인 히데요시가 말하며 오와리 이누야마(犬山)에 10만석의 제후로 봉했다. 아무리 그래도 야스케는 다이묘우가 될 자신이 없어 봉지에 가지는 않고 히데요시의 직할령으로 하여 녹봉만 얻어서 오오사카(大坂)에서 사는 형식을 취했다. 

 ‘이제는 내 몸이 내 몸이 아니군.’

 어리둥절할 뿐이었다.

 미요시라는 성을 얻은 이유도 하나의 술책과 같은 것이었다. 히데요시는 비천한 신분에서 올라온 만큼 일족을 - 그것이 거짓이라 할지라도 화려하게 할 필요가 있었다. 아와(阿 波)의 명족 미요시씨는 한 때 쿄우(京)도 지배한 적이 있는 거족이었지만 지금은 몰락하여 간신히 쇼우간 뉴우도(笑巌 入道)라는 노인만이 살아남아 있었다. 전성기 때는 미요시 야마시로노카미 야스나가(三好 山城守 康長)라는 이름으로 셋츠(摂津), 카와치(河内), 이즈미(和泉) 3주(州)에서 무위를 떨쳤었지만 노부나가에게 패하여 쫓겨났다. 지금은 나이 먹은 몸을 히데요시에게 의지하고 있었고,히데요시도 이 사람을 제후 격으로 예우하며 오토기슈우(御伽衆[각주:9])로 삼았다. 이 쇼우간 뉴우도에게,

 

“뉴우도. 자네의 성(姓)을 나한테 빌려주게”

 

 라고 히데요시는 말했다. 히데요시의 명령이라면 거부할 수가 없다. 그래서 결국 야스케 부부를 양자로 삼았다. 부부뿐만 아니라 부부가 낳은 자식들도 손자로 삼아 그 중에서 키베에(次兵衛)라는 인간을 미요시 가문의 후계자로 삼아, 미요시가의 후계자가 받는 이름인 마고시치로우(孫七郞)이라는 이름을 칭하게 하였다.

 - 미요시 마고시치로우 히데츠구(三好 孫七郞 秀次)

라는 것이 후의 칸파쿠(関白) 히데츠구이다. 


 그러니까 그의 부모인 야스케 부부는 자신의 운명을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한 것이 아니었으며 무엇이든 '연(緣)'으로 인해 귀족이 되었다. 마고시치로우 히데츠구도 이 행운의 은혜를 받았다. 받기는 했지만 마고시치로우는 그의 부모와는 달리 다소의 노력은 했다. 아니 다소정도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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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시바 료우타로우(司馬 遼太郎)선생의 토요토미가의 사람들(豊臣家の人々)를

번역한 것입니다.

시바 선생은 워낙 유명해서 어느 출판사인가가 판권 가지고 있겠지만,

상용이 아니니까 용서해 줄지도.. (용서 안해주면 대략 난감 --;)

원래는 타올라라 검(燃えよ剣)하고 싶었지만, 이거야 시중에서 팔리고 있으니까 안 하지만,

이건 없는 것 같으니...

매주 월요일 업데이트할 예정...(예정이란 어긋나기 위해 존재한다!!)

  1. 967년에 작성된 율령제 시행 세칙. 종교에 관련된 신기관(神祇官) 제 9,10에 각 지역(国)마다 일본 조정에서 중요시하여 지원한 신사들이 실려 있다고 한다. [본문으로]
  2. '누나'라는 의미 [본문으로]
  3. 일본 신화 모음집. 여담으로 고사기에 등장하는 야마토타케루는 이 미야즈히메에게 쿠사나기 검(草薙剣)을 놓고서 이부키야마(伊吹山)의 악신을 정벌하러 갔다가 죽는다. 미야즈히메가 야마토타케루를 그리워 하며 검을 봉납시킨 신사가 후에 노부나가가 이마가와 요시모토에게 공격을 나가기 전에 들린 아츠타 신궁(熱田 神宮)이다. [본문으로]
  4. 그 땅의 주인을 대신해서 관리하는 사람. [본문으로]
  5. 히데요시가 노부나가에게 처음 받은 관도명 [본문으로]
  6. 옛 일본 텐노우(天皇)를 대신하며 정무를 처리한 직책. [본문으로]
  7. 칸파쿠를 그만 둔 사람의 존칭. [본문으로]
  8. 카즈미치(一路)는 호이기에 '이치로우'라고 읽어야 할 듯. 그의 이름(諱)는 미요시 요시후사(三好 吉房)이다. [본문으로]
  9. 히데요시와 말상대를 하는 무리. 히데요시는 이런 사람들과 대화하며 자식의 지식을 늘려나갔다고 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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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blog.naver.com/hyunby1986 BlogIcon 턴오버 2007.06.04 18: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 간만에 전국시대 이야기군요^^

  2. BlogIcon 블루 2016.03.28 07: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시바 선생님 팬입니다 잘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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